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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추모관
제목 사랑하는 딸기에게
작성자 딸기 언니
작성일자 2022-04-09


보고 싶은 우리 강아지 딸기야.
네가 우리 가족 품에서 떠난 지 벌써 6일째야. 바빠서 하루하루는 빨리 가는데 아직도 그날은 어제 같아. 4월 4일, 언니 첫 출근하는 날 새벽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지. 우리 다 자고 있을 때 조용히 가느라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어. 네가 견뎌내기엔 너의 아픔도, 약도, 그날의 밤도 너무 힘들었나 봐. 우리는 네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곁에 있어주길 바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너를 위한 게 아니었다 싶어.

있잖아, 나 어쩌면 이전부터 너를 보내줄 준비를 하고 있었나 봐. 나도 모르게 반려동물 장례식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고, 그때 쓸 사진을 골라두고 그랬어. 언젠가 찾아올 그날은 내가 너무 슬픈 나머지, 너를 보내줘야 하는데도 몸을 일으킬 수 없을 것 같은 거야. 그리고 네가 떠날 준비를 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계속 구석에 숨고, 초점 없이 멀리 보고, 뭘 잘 먹질 못했어. 그래서 미리 움직였어. 가까운 곳에 너를 두고 자주 보러 가기 위해서, 지금 네가 있는 납골당을 알아봤어. 언니 참 나쁘지. 그 시간에 너를 더 살피고, 더 쓰다듬어줬어야 했는데.

네가 가기 이틀 전, 병원에서 치료받고 온 너를 보고 몇 달 더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가기 전보다 상태가 많이 나아진 것 같았거든. 제대로 걸을 힘도 없고, 눈 마주치기도 어려워했던 네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봐 줬으니까. 그런데 그날, 그리고 그 다음날 먹었던 약들이 많이 독했나 봐. 그리고 네가 이미 18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낸 터라 더 견딜 힘이 남아있지 않았나 봐. 우리 아가... 힘들어서 끙끙거리면서 계속 잠 설쳤지. 얼마나 힘들었어. 그 소리가 안방 벽 넘어 내 방까지 들려서 너 몰래 계속 울었어. 그러다가 그다음 날인 월요일, 너와 같이 며칠째 잠을 설쳤던 우리 가족이 모처럼 다 같이 푹 잤던 날, 그리고 네가 2주간의 통원치료를 시작하려고 했던 날, 그날 새벽이 너무 조용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알람을 잘 들어서 엄마가 깨우러 오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그날은 내가 일어나야 할 시간이 아닌데도 엄마가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왔어. 엄마가 '현빈아...'라고만 불렀는데, 나는 바로 벌떡 일어나서 너에게 달려갔지. 어쩐지 너무 조용한 밤이었고, 어쩐지 느낌이 이상한 밤이었어. 그랬기에 더 옆에 있어줬어야 했는데, 내가 무의식적으로 좋게만 생각하려고 했고, '설마'하는 그 느낌을 외면하고 있었나 봐. 그리고 네가 그날은 잘 자는 줄 알았어. 오늘은 우리 아가가 덜 아프구나, 했어. 그렇게 믿었고, 믿고 싶었지. 그렇게 너에게 달려가고 나서 차가워진 너에게 기대 울었어. 너는 떠났는데, 눈은 반쯤 떠져있고 털은 아직도 너무 부드러웠거든. 금방이라도 숨이 돌아와서 나와 눈을 마주쳐줄 것 같았어.

언니가 가는 널 붙잡고 너무 많이, 큰 소리로 울어서 미안해. 언니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고 그 슬픔, 그리움, 아픔을 감당할 수 없었어. 어제까지 곁에 있던 네가 갑자기 없잖아. 내일도, 한 달 후에도, 일 년 뒤에도 없잖아. 만질 수도 없고 안아줄 수도 없잖아. 맛있는 간식을 줄 수도 없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같이 잘 수도 없잖아.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었어. 너를 다른 가족들에게 맡기고 출근하는 그 길이 얼마나 공허하고, 몇 번을 주저앉고 싶었는지 몰라. 너와의 마지막 인사가 너무 짧아서 그게 아직도 참 아쉬워. 엄마는 네가 나에게 그 과정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출근하는 날 새벽에 간 거라고 했는데, 딸기야, 나 그날 출근하고 나서 몇 번이고 너에게 달려가고 싶었어. 그 작은 유골함에 담기기 전에 너를 한 번 더 안아보고 싶었어. 근데 이건 네가 원하는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 꾹 참고 하루를 버텼어.

납골당 예약 시간이 다가오고, 회사에서 사수분께 업무 지시를 받는데, 창문 너머로 보였던 그때의 하늘이 너무 맑고 따뜻했어. 꽃 피는 봄에 그 어떤 무지개보다 예쁘고 포근한 무지개를 건너고 있을 네가 그려졌어. 그리고 퇴근하자마자 엄마랑 너에게 달려갔지.

아침까지만 해도 내 앞에 누워있던 네가 저녁엔 너무나 작은 곳에 들어가 있더라. 거기서 언니가 또 너무 많이 울었지.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원망스럽고, 네가 떠난 게 실감이 나지 않았어. 그리고 그 안이 답답하지 않을까, 그곳이 더 외롭지 않을까 많이 걱정됐어. 근데 엄마랑 아빠랑 오빠 다 너를 그렇게 보내준 게 좋았나 봐. 미리 알아봐 준 나한테 고마워하더라고.

그렇게 너를 보고 집에 왔을 때의 그 허전함을 잊을 수가 없어. 어제도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엄마랑 같이 들어가려고 카페에서 기다렸어. 그 허전함을 조금이라도 달래려고, 그날 가족들이 나 퇴근하기 전에 원래 네가 있던 자리를 귀엽게 꾸며놨더라. 너도 보이지. 네가 자주 덮었던 노란 담요 위에 너의 사진을 두었고, 옆엔 노란 꽃과 화병이 있어. 네가 18년을 우리 곁에 있었고, 내가 25살이니까 내 인생을 거의 함께한 거나 다름이 없어서 그걸로는 절대 너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지만, 그래도 요즘 아침저녁으로 그곳에 가서 너랑 만나. 하늘에서 그때마다 언니 보고 인사해 주려나.

딸기야, 집 안에 너의 흔적이 너무 많아서 언니가 당분간은, 아니 어쩌면 좀 더 오래 슬플 것 같아. 그래도 오늘은 6일 지났다고 그날보단 훨씬 나아졌어. 밥도 잘 먹고, 가끔 웃어. 잠은 아직 잘 못 자는데, 곧 괜찮아질 거야. 네가 그곳에서 언니에게 힘을 주고 있을 테니까. 거기에선 아프지 않고, 밥도 잘 먹고, 잘 자고, 많이 뛰어다니고 있길 기도해. 그리고 아가야, 나의 강아지야, 거기서 우리 가족 기다리지 말고 너의 삶을 살아. 그렇게 지내고 있으면, 먼 훗날, 우리가 너를 찾아갈게. 그리고 아주 당분간은 우리 집에 자주 찾아와줘. 하루하루 너를 잘 보내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좀만 더 머물다가 가줘.

너도 알지.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나도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거야. 많이 그리워할 거야. 보고 싶을 거야. 행복하길 기도할 거야. 때론 자책하면서 죄책감에 힘들어서 울기도 할 거야. 그렇지만 점점 괜찮아질 거야.

딸기야. 우리 가족한테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많이 고생했어. 그리고 많이 미안해. 보고 싶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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